마태복음 25:1-13절 묵상 > 말씀 묵상

열 명의 신부 들러리들이 등불을 들고 혼인 잔치에 올 신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등의 기름이 다 되어 가는데 곧 올 줄 알았던 신랑이 오지를 않습니다. 기다림에 지친 열 처녀 모두가 졸며 잠에 빠졌습니다(5절).

그런데 신랑이 도착하자 다섯 명의 처녀는 잔치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나머지 다섯 명은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이 비유의 초점이 단순히 ‘깨어 있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신랑이 올 때까지 둥불이 꺼지지 않을 정도의 기름이 있느냐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분의 기름을 넉넉히 준비한 다섯 처녀는 걱정이 없는데 기름이 떨어져 가는 나머지 다섯 처녀는 급하게 기름을 구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시간에 신랑이 도착했고, 혼인 잔치의 문이 닫힌 것입니다. 다시 돌아온 다섯 처녀들이 문 열어주기를 간청했지만 ‘내가 너희를 알지 못한다’(12절)는 신랑의 냉정한 대답만이 돌아올 뿐입니다.

‘내가 너희를 알지 못한다’는 말은 자신들의 구원을 확신하고 ‘주여! 제가 주님의 이름으로 큰 일을 행했습니다’라고 자랑하는 자들이 마지막에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듣게 될 판결이기도 합니다(마태복음 7:23절). 이 판결을 듣게 될 사람들은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신랑을 영접하는 특권을 얻었고, 등불을 밝히며 기다리던 때도 있었기에 신랑을 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신랑은 그를 알지 못한 것입니다. 내가 예수님을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예수님이 나를 아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나는 안다고 생각해도 예수님은 나를 모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예수님을 압니다라고 고백하는 여러분께 묻습니다. ‘예수님도 여러분을 알고 있습니까?’ 그 분과 인격적인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자만이 ‘예!’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비유를 마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때를 알지 못하느니라”(13절). 열 처녀에게 하신 말씀이 아니라, 기름이 없어 잔치에 참여할 수 없었던 어리석은 다섯 처녀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눈만 뜨고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 신랑이 오더라고 꺼지지 않을 등을 밝힐 기름이 준비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깨어 있는 것입니다.

‘기름’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너무 마음을 두지 말기를 바랍니다. ‘기름’하면 자동적으로 ‘성령’을 떠 올리는 경향이 있지만, 이 비유에서 기름을 성령으로 해석하는 것은 너무 풍유적입니다. 여기서 ‘기름’은 불이 꺼지지 않도록 끝까지 우리의 신앙을 지탱해주는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언제 예수님이 오셔도 두려워하지 않을 하나님과의 소통, 인격적 교제, 기도와 말씀의 삶을 말합니다.

예수님은 이 비유를 시작하시면서 ‘천국은 이 열 처녀와 같다’(1절)고 하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이 비유는 ‘천국은 이런 것이다’라고 보여줍니다. 천국에 들어갈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할 사람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믿음으로 잘 준비한 사람은 들어가고 준비하지 못한 사람은 못 들어갑니다.

종말은 있습니다. 나의 개인적 종말이든지, 주님의 재림 때의 종말이든지, 종말은 분명히 옵니다. 그런데 그 종말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영생의 시작, 영벌의 시작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천국을 준비하고, 천국 시민의 삶을 훈련하고 배워가는 이 땅의 나그네 여정 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마라나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