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권 목사] 민수기 11:1-15절 묵상
모든 것이 은혜이고 사랑입니다. 감사와 찬양만 드릴 뿐입니다.

본문
시내 산 광야에서 백성들을 계수하고 군대의 진용을 갖춘 이스라엘이 이제 하나님의 법궤를 앞세우고 약속의 땅을 항해 진군합니다. 그런데 이 새로운 출발에 등장하는 단어는 ‘감사’, ‘소망’ 이런 말이 아니라 ‘원망’입니다. 한글 번역에는 ‘여호와께서 들으시기에 악한 말로 원망했다’고 번역했지만 원 뜻은“백성들이 원망하자 그것이 여호와의 귀에 악했다”(1절)입니다. 여호와께서 백성들의 원망을 악하게 여겼다는 뜻입니다.
하나님 앞에서의 원망은 그 자체가 악한 것입니다. 원망은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는데 오는 열매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진노의 불을 보내셨는데 그 불이 ‘진영의 끝’을 불살랐습니다. 대열의 순서로 보면 마지막은 ‘납달리 지파’ 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이름이 특정되지 않은 것을 보면, 이 원망과 불평이 대열에 뒤쳐져서 따라오던 자들에게서 시작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출발선에서, 하나님은 없고 오직 ‘나’의 입장만 있습니다. 나의 불평, 나의 배고픔, 나의 형편, 나의 욕심, 나의 탐욕…
대오를 잘 맞추어 가야 합니다. 원망과 불평은 언제나 뒤에 쳐져 있는 사람들에게서 나옵니다. 성도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지체들이고, 한 몸입니다. 구원의 대열에 불러 주신 은혜에 감사하고 그 은혜에 합당한 삶을 살아내기를 소망합니다.
그러고 보면 오늘 본문을 지배하는 정서는 ‘불평과 원망’입니다.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백성은 음식을 불평하고(4-9절), 모세는 백성들의 태도를 불평합니다(10-15절). 그런데 백성들의 불평에 ‘기억의 오류’가 있습니다. 애굽에 있을 때 ‘값없이 생선과 오이와 참외와 부추와 파와 마늘을 먹었다’(5절)고 말하지만, 그들은 애굽에서 ‘흙 이기기와 벽돌 굽기와 농사에 동원되었던’(출애굽기 1:13절) 노예들이었습니다. 그들의 고통의 부르짖음이 하늘에 사무칠 정도로 고된 삶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값없이’ 매일 내리는 기적의 떡인 ‘만나’를 불평하고 있습니다.
물론 ‘만나’는 진수성찬이 아닙니다. 매일 똑같은 만나이기에 맷돌에 갈기도 하고 절구에 찧기도 하고 가마에 삶기도 하면서 변화를 주어보기도 하지만 결국 ‘기름 섞은 과자 맛 같은’(8절) 그야말로 일용한 양식입니다. 그래서 훈련이고 연단이었습니다. 만나를 먹으면서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산다’는 것을 배우는 것입니다(신명기 8:3절). 광야의 삶을 지탱하는 것은 ‘만나’로 먹이시고 인도하신다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믿고 가는 훈련인 것입니다.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는 울고 불고 어떻게 해서라도 얻으려 하지만 하나님을 위해서는 뒤로 쳐지고 원망하지는 않았는지요…
백성들의 불평에 모세도 무너집니다. 왜 백성들의 짐을 자신이 져야 하느냐고 항변합니다. 차라리 자신을 죽여 그 짐을 벗게 해 달라고 간청합니다. 백성들이 지우는 짐이 부담스러워 불평하고 벗기를 원하는 모세의 모습에서 우리는 또 한 분의 인도자를 생각합니다. 바로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겠다’고 하신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모세는 백성들의 짐을 벗어버리기 위해 죽기를 간청했지만, 우리 주님은 우리의 짐을 대신 지시고 우리를 위해 죽으셨습니다. 할렐루야!
모든 것이 은혜이고 사랑입니다. 감사와 찬양만 드릴 뿐입니다. 잘 풀린다고 교만하지도, 잘 안되었다고 좌절하지도 않습니다. 그 모든 상황에 하나님의 간섭하심과 뜻이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말합니다. “그러나 자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은 큰 이익이 되느니라”(디모데전서 6:6절).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립보서 4:11-13절).
매일 주시는 일용한 은혜를 기억하고, 항상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내는 이 땅의 나그네 여정 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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