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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묵상

[심형권 목사] 마태복음 27:27-44절 묵상

고난주간 제 4 일

본문

 

십자가를 지시는 예수님은 철저하게 희롱과 모욕을  당하셨습니다. 로마의 군병들이 홍포와 가시관을 씌우며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지어다’(29절) 하며 침을 밷었습니다. 십자가 위에 ‘유대인의 왕 예수’(37절)라고 쓴 명패를 붙이고 그 옷을 제비 뽑아 나누었습니다. 지나가는 자들이 ‘네가 만약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자기를 구원하고 내려오라’(40절)고 비웃었습니다. 대제사장들과 서기관, 장로들이 ‘그가 이스라엘의 왕이로다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오라’(42절), ‘그가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였도다’(43절)라고 희롱했습니다. 심지어 십자가에 같이 달린 두 강도도 예수님을 욕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예수님을 희롱하는 내용을 보면, 예수님이 ‘유대인의 왕’이시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과 관계가 있음을 발견합니다. 정말 유대인의 왕이고,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그 능력을 보여 당장 내려오라는 것입니다.

 

이미 어제 본문에서 살폈듯이,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심문 중에 침묵하셨던 예수님께서 유이하게 대답하셨던 내용이 바로 자신이 ‘유대인의 왕’이시고(27:11),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26:67)인지를 묻는 질문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은 조롱섞인 의미로 ‘유대인의 왕’, ‘하나님의 아들’을 말했지만, 예수님은 정말 말 그대로 유대인의 왕이시고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사람들의 조롱과 상관없이 예수님은 처음부터 하나님이시고,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왕이시고 주권자이십니다. 십자가에서 내려오실 수 없어서가 아니라 죄인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스스로 십자가를 지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모두가 예수님을 등지고 비방하고 조롱하는 와중에 비록 의도한 헌신은 아니었지만 (억지로, 32절), 예수님을 대신 해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에 올라야 했던 구레네 사람 시몬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마가복음에는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라고 소개하고’ 있고, 이 이름들을 근거로 이런저런 해석들이 제시되기는 하지만,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십자가를 지고 갔는지 성경은 자세히 말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사람 시몬은 그의 의도와 상관없이 십자가를 지게 된 사람이고, 그런 그의 모습은 예수님을 부인하고 도망갔던 제자들이나, 예수님을 조롱하고 비웃었던 사람들과 선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시몬의 의도된 헌신이 아닌, 마치 운명과도 같은 주권적 부르심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알다시피, 십자가의 주인공은 예수님입니다. 십자가의 대속적 죽음과 희생은 철저하게 예수님의 몫이고 사명입니다. 그런데 그 역사의 여정에 시몬이 불려지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고, 은혜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모두가 도망간 것 같은 상황에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이 사람 시몬! 그리고 그가 대신 지고 간 그 십자가 위에서 우리 주님의 대속적 희생이 이루어 진 것입니다.

 

이 사랑, 이 은혜를 잊지 맙시다. 우리도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우리의 주인되신 주님을 따라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강권적으로라도 나를 만들어 가시기를 기도합니다.

주님 다시 오실 그 날까지 이 믿음으로 오늘을 사는 이 땅의 나그네 여정길이기를 소망합니다.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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