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권 목사] 민수기 19:1-10절 묵상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피가 나를 이미 정하게 하였습니다.

본문
오늘 본문은 ‘온전하여 흠이 없고 아직 멍에를 메지 아니한 붉은 암송아지’(2절)를 ‘진영 밖에서’ 죽여(3절) 불로 태우고(5절), 그 태운 재를 ‘부정을 씻는 물’(9절)로 정결예식에 사용하는 규례에 관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규례는 부정한 자를 정하게 하는 ‘속죄제’(9절)와도 같습니다. 일반 정결의식에 사용되는 백향목, 우슬초, 홍색 실(레위기 14:4-6절)을 암송아지를 사르는 불에 함께 넣게 한 것’(6절)이 이를 분명히 해줍니다.
하지만 일반 속죄제보다는 그 절차가 간결했습니다. 죽인 제물의 피를 찍어 일곱 번 뿌리는 것은 같지만, 피를 향단의 뿔에 바르고 번제단 밑에 쏟는 등의 절차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또 일반 속죄제는 내장의 기름은 따로 떼어 번제단 위에서 불사르고 나머지만 진영 밖에서 태웠지만(레위기 4:5-12절), 이 붉은 암송아지의 경우는 피까지 통째로 진영 밖에서 태우게 했습니다. 대부분의 희생 제물이 수컷인데 반해 이 송아지는 암컷이라는 것도 특이합니다.
그만큼 흠이 없고 온전해야 했던 이 붉은 암송아지는 특별합니다. 유대인 전승에 따르면, 털의 색에 검은 색이나 흰 색이 2 개 이상이면 부정한 것으로 여겼고, 탈무드에는 흰 털 하나 만 있어도 부정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닙니다. 사람이 만들어 낼 수도 없는, 그렇게 태어나야 하는 송아지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이 주셔야 합니다. 흠 없는 제물은 하나님으로부터 와야 하고 그래야 정결예식을 위한 잿물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진영 밖에서’ 태워졌습니다. 이는 진영 안에서 이루어진 이스라엘의 모든 죄와 부정을 짊어진 그 흠 없는 암송아지가 진 밖에서 죽음으로써 그들의 죄가 정화되고 깨끗하게 되었음을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하나님이 주셔야 하는 이 특별한 붉은 암송아지의 죽음은 하나님께서 보내신 그리스도 예수의 희생 안에서 온전히 성취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예루살렘 성 밖 골고다 십자가 위에서 죽으셨고, 히브리서 저자는 이 암송아지의 재가 부정한 자의 육체를 정결하게 하는 그리스도의 피라고 가르쳐 줍니다: “…암송아지의 재를 부정한 자에게 뿌려 그 육체를 정결하게 하여 거룩하게 하거든 하물며 영원하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흠 없는 자기를 드린 그리스도의 피가 어찌 너희 양심을 죽은 행실에서 깨끗하게 하고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기게 하지 못하겠느냐!”(히브리서 9:13-14절).
정결의 능력은 죄를 용서하는 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섬기게 하는 데까지 가게 하는 힘입니다. 죄 사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해 살게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히브리서 저자는 이 사실에 근거해 이렇게 권면합니다: “우리가 마음에 뿌림을 받아 악한 양심으로부터 벗어나고 몸은 맑은 물로 씻음을 받았으니 참 마음과 온전한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자”(히브리서 10:22절). 또, “그러므로 예수도 자기 피로써 백성을 거룩하게 하려고 성문 밖에서 고난을 받으셨느니라 그런즉 우리도 그의 치욕을 짊어지고 영문 밖으로 그에게 나아가자”(히브리서 13:12-13절).
은혜는 감사를 부르고, 그 감사는 우리로 하나님과 그의 아들 그리스도 예수님께 나아가게 하고, 그 앞에서 살게 하는 힘과 용기를 줍니다. 구원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원 받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피가 나를 이미 정하게 하였습니다.
이제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영이신 ‘영원하신 성령으로 말미암아’(히브리서 9:14절)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길 수 있습니다.
오늘도 이 은혜에 대한 감사가 일하게 하는 행복한 나그네 여정 길이 되기를 소망하고 축복합니다.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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