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권 목사] 민수기 21:1-20절 묵상
장대에 달린 놋뱀을 쳐다보듯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를 바라보십시오.

본문
에돔 땅을 바로 지나는 지름 길을 거절 당한 이스라엘이 에돔 땅의 변경 호르 산을 지나 우회하는 과정에서 아랏의 왕이 이스라엘을 쳐서 몇 사람을 포로로 잡아갑니다. 이에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그들을 멸절하고 그 지역을 ‘호르마’(완전히 멸함)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됩니다. 이 지역은 38년 전에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싸우러 갔다가 패배했던 곳이었습니다(14:39-45절). 그런데 지금은 하나님께 구했고, 응답을 받고 싸운 전쟁입니다(3절). 내 지혜와 힘으로 이기는 것이 아닙니다. 승리의 비결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하나님께 구하고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응답의 은혜를 누리는 하루하루의 삶이기를 소망합니다.
하지만 우회해서 돌아 내려가는 ‘홍해 길’(4절)이 험했기 때문에 승리의 기쁨도 잠시, 불평과 원망의 말들을 쏟아냅니다. 어려운 고비를 만날 때마다 쏟아냈던 똑 같은 레퍼토리입니다: “우리를 괜히 애굽에서 불러 내어 이 광야에서 죽이려고 하는가!”(5절). 지난 38년의 연단이 아무 소용이 없어 보입니다. 그 동안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가 무색해질 지경입니다. 우리 안에 깊게 자리 잡고 있는 죄성의 민낯을 보는 것 같습니다. 광야 40년은 연단의 기간이 아니라, 스스로 해결될 수 없는 인간의 뿌리깊은 죄성을 드러내 주는 기간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성화’는 내가 죄에서 자유로운 존재가 된다는 것보다, 오히려 온전한 빛이신 하나님 앞에서 숨길 수 없는 자신의 죄가 가감 없이 드러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온전하심 앞에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누가 나를 이 사망의 몸에서 건져내랴!’(로마서 7:24절)고 절규하면서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구원의 은혜’(로마서 8:1절)로만이 살 수 있음을 배워가는 과정인 것입니다.
원망하는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은 불뱀을 통한 죽음과 놋뱀을 통한 치유와 회복의 길을 보이셨습니다. 죽음 앞에 두려워 부르짖는 이스라엘을 위해 놋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달고 누구든지 쳐다보는 자들은 살게 하시고 그들의 여정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장대에 높이 달린 놋뱀은 십자가 위에 높이 달리신 그리스도의 그림자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 사망의 몸에서 스스로를 구할 수 없는 곤고한 사람들이지만, ‘누구든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습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벰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한복음 3:14-15절).
죽이시고자 함이 아니라, 우리를 살리시고자 함입니다. 매일 우리가 목도하는 ‘죽음의 소식들’은 죽지 않는 길이 있다는 하나님의 초정장과도 같습니다. 놋뱀을 쳐다보면 되듯이 예수를 바라보면 됩니다. “그러므로…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 버리고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하며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예수를 바라보자 그는 그 앞에 있는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히브리서 12:1-2절).
오늘 본문 10-20절은 이제 놋뱀의 은혜를 경험하고 살아남은 자들이 그 곳을 떠나 모압 광야가 내려다 보이는 비스가 산까지의 여정을 9 개의 지명을 연이어 언급하고 있습니다. 비스가 산은 모세가 죽은 느보 산이 있는 아바림 산맥에 속한 산지로, ‘아바림 산맥, 비스가 산지의 느보 산’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그런데 여기까지의 여정 중 ‘브엘’에 대한 짧은 이야기가 덧붙여져 있습니다. 이 곳에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우물을 주셨고, 이스라엘에 그 곳에서 그 우물에 대해 노래한 내용입니다(16-18절, 브엘이 우물이라는 뜻입니다). 비스가 산지에 오기까지 하나님께서 그 험한 길에 살 길을 주셨고, 이스라엘의 원망을 찬송으로 바꾸신 것입니다.
‘놋뱀’과 ‘브엘의 우물’은 끊임없이 불평하는 이스라엘을 향한 변함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줍니다.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넘치게’(로마서 5:20절) 하시고, 원망과 불평을 찬양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발견합니다. 우리의 죄성이 아무리 구제불능처럼 보일지라도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허물과 상처를 덮고도 남을 만큼 크고 광대하십니다. 장대에 달린 놋뱀을 쳐다보듯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를 바라보십시오. 그가 주시는 생수를 마시십시오. 절망이 희망으로, 어둠이 빛으로, 고통이 찬송으로 바뀝니다.
이 은혜를 누리고 전하며 사는 이 땅의 나그네 여정 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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