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박 선교사] 민수기20:1-13절 묵상
하나님의 나라는 율법의 행위가 아니라 믿음으로 가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본문
1절의 ‘첫째 달은 제40년 첫째 달을 말합니다. 38년 전 실패의 땅 ‘가데스’(1절, 13-14장)으로 다시 온 것입니다. ‘미리암’의 죽음 기사는 광야에서 죽어야 하는 1세대의 끝이 왔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고, 후반부에 기록된 아론의 죽음으로 완성됩니다. 미리암과 아론의 죽은 사이에 언급된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모세의 이야기는 율법으로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38년의 여정 끝에 다시 그 한 맺힌 장소에 도착한 2세대 이스라엘이 1세대가 범했던 실수를 그대로 재현합니다(출애굽기 17:1-7절). 시작과 끝이 너무도 닮았습니다. 불평의 내용도 닮았고, 원망의 내용도 닮았습니다. 38년의 연단의 기간이 무색해질 정도입니다. 그 때도 ‘므리바’(=다툼, 출애굽기 17:7절)였고, 지금도 ‘므리바’입니다(13절). 3절에서는 ‘모세와 다투었다’고 하고, 13절에서는 ‘여호와와 다투었다’고 합니다. 모세를 통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응이 ‘다툼’, 즉 ‘대적함’이었다는 뜻입니다. 우리에게 있는 죄성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 지요!
그런데 오늘 본문의 초점은 이스라엘의 불평이나 원망이 아니라, 오히려 반석에서 물을 낸 모세의 행동에 있습니다. 하나님은 ‘반석을 향하여 명령하라’고만 하셨는데, 모세는 지팡이로 반석을 두 번이나 때렸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외쳤습니다: “반역한 너희여 들으라 우리가 너희를 위하여 이 반석에서 물을 낼까!”(10절). 자신에게 쏟아지는 백성들의 원망이 불쾌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 개인의 감정이 실린 말입니다.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의 일을 수행하면서 자신의 개인적 감정과 분노를 하나님의 일을 빙자해 쏟아내는 것은 옳지 않음을 깨닫습니다.
하나님은 모세의 이 말과 행동을 이렇게 평가하셨습니다: ‘너희가 나를 믿지 않았고 그들 앞에서 나의 거룩함을 나타내지 않았다.’ 아론까지 포함시킨 것을 보면, 아론도 그 옆에서 모세를 거들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믿음’의 언급은 상대적으로 율법의 대표자인 모세를 부각시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율법의 행위가 아니라 믿음으로 가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너희를 위하여 이 반석에서 물을 내랴!’는 ‘너희처럼 패역한 자들에게 우리가 물을 주어야 할까?’라는 뉘앙스입니다. 주어가 하나님이 아니라 ‘우리’입니다. ‘반석이 불을 내게 하여 회중과 그들의 짐승이 마시게 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모세의 개인적 감정이 가세하면서 ‘우리가 너희에게 물을 줄까!’로 변질되었고, 그 마음이 반석을 두 번이나 때리는 행동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하나님은 모세와 아론의 이 마음과 행동을 ‘너희가 나를 믿지 않은 것이고 나의 거룩함을 나타내지 않은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들의 이 경거망동이 이스라엘의 죄악에도 불구하고 물을 내시려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믿지 않은 것이고, 그분의 거룩함을 드러내지 못한 꼴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인도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물이 없어 목마른 상황도, 반석에서 물을 내시는 상황도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시겠다는데 자기가 무슨 자격으로 판단합니까! 모세가 그 선을 넘었고 그것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 것이고, 하나님의 거룩함을 가로막는 것입니다(12절).
13절은 이렇게 판결하심을 통해 ‘여호와께서 그들 중에서 그 거룩함을 나타내셨다’고 말해줍니다. 오직 하나님의 뜻만이 서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셨다는 뜻입니다.
내 생각, 내 입장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 하나님의 뜻을 물어야 합니다. 내 마음에 맞지 않아도 순종해야 합니다. 내 욕심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정당화하지 않도록, 나의 기준으로 함부로 남을 판단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믿고 순종하기를 힘씁시다.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나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이 맡기신 사명입니다. 나의 영달, 나의 입장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 하나님의 뜻이어야 합니다.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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