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권 목사] 민수기 33:1-49절 묵상
내 인생의 주인은 나일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본문
애굽에서 모압 평지까지 이스라엘의 광야 40년 여정의 지명들이 언급됩니다. 이 여정은 ‘모세가 여호와의 명령대로 그 노정을 따라 행진한 기록’(2절)입니다. 하나님이 정하신 청사진을 따라 움직였다는 뜻입니다. ‘A에 진을 치고 A를 떠나 B에 진을 치고’라는 형식이 48절까지 반복됩니다. 불순종과 원망으로 점철되었던 여정이었지만, 그들이 ‘진을 치고 머물렀던’ 모든 장소들은 하나님이 정하신 곳이었습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목적지까지 온 것입니다.
많은 지명들 중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함께 기록된 장소가 많지 않습니다. 처음 출발지인 애굽의 라암셋(3-4절), 샘물 열둘과 종려 칠십 그루가 있었던 엘림(9절), 백성이 마실 물이 없었던 르비딤(14절), 그리고 아론이 죽고 아랏 왕과 전쟁을 했던 호르 산(38-40절) 정도만 언급됩니다.
뒤돌아본 여정 길에 기억하고 기록할 만한 것이 많지 않습니다. 그 긴 여정에 기억되는 것은 하나님의 권능과 은혜(출애굽/엘림), 이스라엘의 실패(르비딤), 인생의 유한함(호르 산)에 대한 기억들입니다. 자랑할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습니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내세울 것이 많은 인생이었을지라도 뒤돌아보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우리 인생의 자랑이 있다면, 나를 지금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은혜입니다. 모세의 고백대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시기를”(시편 90:12절) 기도합니다.
이 여정의 기록의 끝에 한 구절이 더 추가됩니다. ‘가나안 땅 남방에 살고 있는 가나안 사람 아랏 왕은 이스라엘 자손이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40절)는 말씀입니다.
아랏 왕에 대한 기록은 앞에 21장1-3절에 나옵니다. 아랏 왕이 이스라엘을 쳐서 몇 사람을 사로잡고 승기를 잡았는데,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기도함으로 이기고 그 성읍을 멸한 이야기입니다. 이 구절이 광야 40년 여정을 요약해 주는 자리에 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이 짧은 한 절의 요약에서 우리는 1) 이스라엘은 광야에서 끝까지 살아 남았고, 그 존재를 가나안에 알렸다는 것, 2)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이끌어내셔서 가나안 땅을 주시려는 하나님의 구원을 막을 자가 없다는 교훈을 얻습니다. 약속의 땅의 문턱에서 이스라엘을 저지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성공할 수 없었고, 이제 이스라엘은 요단 강을 앞에 둔 모압 평지에까지 이른 것입니다.
불평과 원망으로 점철된 이스라엘의 여정 길이지만 그들이 지금 모압 평지에 진을 치고 약속의 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일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하나님이 이끄시고 하나님이 인도하십니다. 반드시 최종 목적지까지 가게 하십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겸손함과 그 뜻에 순종하는 믿음으로 사는 지혜와 은혜를 부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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