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권 목사] 로마서 3:1-20절 묵상
율법의 기능은 ‘정죄’입니다.

본문
율법의 기능은 ‘정죄’입니다. 율법은 우리 모두가 죄 아래 있고 하나님의 심판 아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방인들 만이 아닙니다. 유대인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비록 하나님의 말씀을 먼저 받은 택한 백성이라는 특권을 가졌지만(2절), 그렇다고 그들이 완벽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죄 아래 있다’(9절)고 율법은 선언합니다.
그렇다고 하나님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유대인의 불신이 하나님의 미쁘심을 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이 사실을 ‘사람은 다 거짓되지만 오직 하나님은 참되시다’(4절)는 사실에 근거해서 설명합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참이시고 진리이시기 때문에 판단의 기준은 하나님으로부터 온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사람의 논리와 판단이 옳게 보여도 그 잣대의 눈금이 완전하지 못합니다.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고’(3:10절), ‘율법의 행위로 의롭다 하심을 얻을 육체는 없기’(3:20절) 때문입니다.
11절부터 18절까지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죄성을 끄집어 보여줍니다. 그런데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가 없다’(11절)로 시작하고, ‘그들의 눈 앞에 하나님을 두려워 함이 없다’(18절)는 말로 끝이 납니다. 이것은 죄의 본질이 도덕적 윤리적 일탈이기 이전에 하나님을 찾지 않고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12절부터 17절의 죄의 목록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생들 안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구체적인 죄악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그 목록들은 바울이 임의로 말한 것이 아니라 모두 구약의 말씀을 인용한 것입니다. 인간의 죄성에 대한 고발은 바울의 창작이 아니라 처음부터 성경이 증언하고 있는 진리라는 뜻입니다.
바울은 모두가 죄인이라고 선포하기 전에, 이 사실과 관련해 제기되는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해 줍니다. 그것은 유대인의 구원과 관련된 것입니다.
유대인은 하나님의 말씀을 먼저 받았던 선민이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였고 특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불순종했고, 그 기회를 날려 버렸습니다. 그런데 유대인의 실패와 관련해 두 가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1) 하나님의 말씀을 먼저 받은 유대인들이 실패했다면 그런 하나님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3절), 2) 유대인의 실패로 하나님의 의가 드러난 것이므로 선을 이루기 위해서는 차라리 더 악을 행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7-8절)?
이 의문에 대해 바울은 ‘어떤 경우에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신뢰해야 한다’고 대답합니다. 유대인의 실패가 그들을 부르신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훼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실패는 유대인 스스로 자초한 불신과 교만 때문이지 하나님의 말씀이 무능력해서가 아닙니다.
바울은 거짓된 것은 사람이지 하나님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합니다. 사람은 다 거짓되지만 하나님은 언제나 참되시다는 것입니다(4절). 문제는 하나님의 말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순종하지 않은 자들에게 있었음이 하나님의 재판정에서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오직 하나님만을 신뢰하는 것이 답입니다.
율법이든지 양심이든지 온 세상은 하나님의 심판 아래 있습니다. 우리끼리는 소망이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고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했기’(23절) 때문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을 떠난 아담의 후손들의 현주소입니다.
‘복음’은 바로 이 절망의 선언에서 시작됩니다. ‘복음’은 우리를 정죄하는 이 율법(20절)의 한계를 뛰어 넘어 우리를 의로운 자로 인정받게 하는 우리의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계시된 ‘하나님의 의’(21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복음’, ‘복된 소식’입니다.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 제2 문은 이렇게 질문합니다. ‘이러한 위로(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부터 오는 위로) 가운데 복된 인생으로 살고 죽기 위해 당신은 무엇을 알아야 합니까?’ 그리고 그 답은 이렇습니다: 1) 나의 죄와 비참함이 얼마나 큰가? 2) 나의 모든 죄와 비참함에서 어떻게 구원을 받는가? 3) 그 구원을 주신 하나님께 어떻게 감사할까?’
죄를 알아야 구원이 보입니다. 구원을 알아야 감사할 수 있습니다. 구원의 은혜를 누리고, 매일이 감사의 삶이 되는 이 땅의 나그네 여정 길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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