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권 목사] 로마서 15:22-33절 묵상
하나님은 우리의 형편을 알고 계시고 마음의 소원과 간구를 듣고 계십니다.

본문
안디옥에서 시작되었던 바울의 선교는 지리적으로 서쪽 일루리곤(지금의 알바니아)까지 전해진 상태였습니다. 바울의 계획은 그보다 더 서쪽, 당시 땅 끝으로 여겼던 ‘서바나’(스페인)까지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로마는 스페인으로 가는 길목에 있고, 또 이미 복음이 전해진 곳이기 때문에 로마 교회의 후원을 통해 스페인까지 가고자 하는 자신의 소망을 피력합니다(1:10; 15:24절).
하지만 당장은 마게도냐와 아가야 지역(일루리곤을 포함한 지금의 그리스)의 이방인 교회들이 예루살렘 교회의 가난한 자들을 위해 준비한 헌금을 전달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가야 했고, 이 연보를 전달한 후 꼭 로마에 갔다가 서바나로 가겠다는 것입니다(28절).
바울은 예루살렘에서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계획한 일들을 마치고 로마에 ‘평안히’ 갈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합니다. 앞의 1장 10절에서도 바울은 ‘어떻게 하든지 이제 하나님의 뜻 안에서 너희에게로 나아갈 좋은 길 얻기를 구한다’는 자신의 기도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바울이 이렇게 기도를 부탁한 이유는 복음을 대적하는 유대인들이 그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사도행전 22장). 그리고 그 위협은 많은 이들이 바울의 예루살렘 행을 만류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바울은 예루살렘으로 향했고 로마에도 가게 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응답은 우리의 기대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먼저, 예루살렘 행은 평탄하지 못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죽을 뻔 하는 고비를 넘겼고, 송사에 휩싸여 피의자의 신분으로 법정에 서는 신세가 됩니다. 또, 로마로 가는 길도 ‘좋은 길’(1:10)이 아니었습니다. 그를 실었던 호송선은 중도에 풍랑을 만나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만난 풍랑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로마에까지 가기는 했지만, 그렇게 가기를 원했던 스페인에는 가지 못했습니다.
바울의 사명은 로마까지였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죽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로마의 감옥에서 쓴 그의 마지막 서신인 디모데후서의 말미에서 바울은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께서 나를 모든 악한 일에서 건져내시고 또 그의 천국에 들어가도록 구원하시리니 그에게 영광이 세세무궁토록 있을지어다” (4:18절). 우리의 소망과 꿈 대로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중요한 것은 ‘주의 뜻대로 이루어지이다’임을 믿습니다. 우리는 이것이 하나님께서 바울에게 허락하신 ‘좋은 길’이었고, 그를 향한 하나님의 뜻으로 이해합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응답’이 아닙니다. 하늘의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응답입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십니다.
‘마음의 경영은 사람에게 있어도 말의 응답은 여호와께로부터 나온다’(잠언 16:1)고 가르친 잠언의 지혜를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생각은 우리 생각과 다르며 하나님의 길은 우리의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하나님의 길은 우리의 길보다 높습니다’(이사야 55:8-9절).
하나님은 우리의 형편을 알고 계시고 마음의 소원과 간구를 듣고 계십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것으로 응답하십니다. 그 어떤 상황일지라도 ‘평강의 하나님이 우리 모두와 함께 계신다’(33절)는 사실을 믿습니다. ‘평강’은 의와 희락과 함께 하나님 나라 백성에게 주어지는 중요한 증거들 중 하나이고,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과 함께 하는 자들이 누리는 특권입니다.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우리 모두와 함께 하시고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 모두의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기를 축복합니다.
마라나타!!

-
[말씀 묵상] 예후의 기름부음, 심판의 시작 (열왕기하 9장 1-13절)2024-09-18
-
[말씀 묵상] 나 하나쯤이야..2024-09-18
-
[말씀 묵상] 누구와 연합할 것인가 (열왕기하 8장 16-29절)2024-09-17
-
[말씀 묵상] 추석 덕담 모음2024-09-17
-
[말씀 묵상] 우연이 아닌 섭리 (열왕기하 8장 1-15절)2024-09-16
-
[말씀 묵상] 좋은 동반자2024-09-16
-
[말씀 묵상] 사마리아의 참상의 반응 (열왕기하 6장 24 - 7장 2절)2024-09-14
-
[말씀 묵상] 분노의 독소2024-09-14
최신글이 없습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