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서 1:1-9절 묵상 > 말씀 묵상

디도서는 디모데전후서와 함께 바울의 ‘목회서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울이 로마 감옥에서 잠시 풀려났을 때 그의 믿음의 아들이자 그레데 교회의 목회자였던 디도에게 어떻게 목회를 감당해야 할지를 권면하는 편지입니다.

하나님께서 바울을 ‘사도’로 부르신 것은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은 자들이 믿음을 가지게 하고, 그 믿음으로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살게 하는 참 지식을 가르치게 하며, 영생의 소망이 있음을 전하게 하시 위함입니다(1절).

‘믿음’과 ‘진리의 지식’과 ‘영생의 소망’은 하나님께서 영원 전부터 정하시고 약속하신 구원의 증거이고 보증(2절)입니다. 따라서 택함을 받은 자는 반드시 믿게 되고, 복음의 참 지식을 알게 되며, 영생의 소망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 구원은 ‘전도’를 통해 이루어집니다(3절).

‘전도’로 번역된 헬라어는 ‘케뤼그마’로, 복음의 ‘선포’, 또는 ‘설교’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로마서 10:17절)는 말씀처럼 구원의 역사는 선포되는 신실한 복음의 선포를 통해서 일어납니다.

‘사도’는 보냄을 받은 자이기 때문에, 보내신 분의 의도와 뜻을 받은 그대로 가감 없이 전해야 하고, 그 메시지에 자신의 생각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복음이 선포될 때, 그것은 철저히 하나님의 말씀이어야 하고, 그 분의 뜻만이 전달되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 일을 위해 바울은 디도 목사를 그레데에 남겨 두었다고 말합니다: “내가 너를 그레데에 남겨 둔 이유는 남은 일을 정리하고 내가 명한 대로 각 성에 장로들을 세우게 하려 함이니’(5절).

목회자의 사명은 신실한 하나님의 말씀의 선포(케뤼그마)와 신실한 사람들을 말씀의 원리를 따라 세우는 것입니다. 오염되지 않은 생명의 복음을 있는 그대로, 동일한 신앙을 가진 신실한 사람들을 통해 전수되고 전해지도록 하는 것, 그것이 목회자의 사명이고 교회가 지켜야 할 원칙입니다.

복음의 사역자와 교회의 리더는 세상이나 사람의 기준을 따라 세워져서는 안 됩니다. 시스템이나 건물이 아니라 복음에 합당한 사람을 키우는 일에 집중해야 하고, 그런 사람들이 세워져야 하는 것입니다.

6-9절은 교회에 사람을 세울 때의 기준을 말해줍니다. 5절의 ‘장로’와 7절의 ‘감독’은 오늘날의 목사에 가까운 직분으로 바울은 여기에서 구분 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장로는 ‘나이가 많은 자’(프레스뷔테로스)라는 뜻이고, ‘감독’(에피스코포스)은 ‘돌보는 자’라는 뜻입니다. 당시의 교회의 지도자를 ‘장로’와 ‘감독’으로 부른 것은 신앙의 연륜이 깊은 만큼 신앙의 깊이는 깊어지고, 자신보다 남을 배려하는 성품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를 알고 난 후, 하루하루의 삶은 그 만큼 하나님을 더 알아가고 그 만큼 더 성숙해가는 삶이어야 함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책망할 것이 없고 한 아내의 남편이며, 방탕하지 않고, 믿는 자녀를 둔 자’(6절), 그리고 ‘고집, 성냄, 술, 싸움, 더러운 이득을 거부함, 접대, 선행, 신중, 의, 거룩, 절제, 말씀 순종의 사람’(7-9절)… 이런 사람들이 교회의 지도자가 되고 리더로 세워져야 하고, 교회는 이 기준들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두렵고 떨림으로 이 말씀을 받습니다.

인간 관계 때문에, 자신의 이해 관계 때문에 사람을 세우는 일을 교회는 멈추어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과 삶의 기준은 오직 복음뿐입니다. 우리 교회가 같은 믿음, 같은 마음, 같은 섬김, 같은 열정으로 하나님만을 섬기고, 복음이 이끄는대로 순종하고 나아가는 거룩한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마라나타!!